독서리뷰

[책리뷰 - 아몬드] 공감하지 못하는 소년은 과연 ...

lbaku89 2020. 9. 29. 15:39

 

직장에 입사 한 뒤 기계적으로 일만하는 생활을 하다 보니 사람들과 친목을 다지고 감정을 공유하는 활동이 현저하게 줄어든 요즘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 '아몬드'에 눈길이 갔어어요. 그래서 서점에가서 10분 정도 책을 읽었는데 책이 잘 읽히고 스토리 또한 몰입감이 있어 바로 구매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태생적으로 작은 편도체를 갖고 태어난 주인공은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고 감정을 느끼는 능력이 없어 주인공의 부모님은 이를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기계적으로 어떠한 상황에서 어떤말을 하고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 지 교육시킵니다. 한편 어린시절 함께 살던 할머니와 어머니가 사회에 불만을 가진 한 중년에게 묻지마 살해를 당한 뒤 심박사의 보호아래 혼자 살아가게 됩니다. 그 스토리의 중심에는 유년시절 고난과 역경을 거치며 삐뚤어진 곤이와 주인공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해 준 도라라는 소녀가 있습니다. 곤이는 자신에게 남들과 다르게 반응하는 주인공에게 점점 끌리게 되고 이둘은 친구관계가 됩니다. 그 이후로 주인공은 점점 변하게 되고 ....

 

집에서 책을 펼친 뒤 곧바로 1시간 정도 읽었어요.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재밌다! 였습니다. 일단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주인공이라는 설정은 흥미와 궁금증을 유발시켰고 과연 앞으로 주인공이 어떻게 자신의 약점을 감추고 살아갈까, 그리고 결국엔 작은편도체를 발달 시키며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도라의 등장과 도라에게 이성적으로 끌리는 주인공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심장박동, 눈길, 머릿속의 변화로 표현하는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 주인공은 자연스레 도라에게 눈길이 쏠리고 눈이 마주치면 심장이 빨리 뜁니다. 그리고 온종일 도라만 생각나는 자신이 알수 없는 병에 걸린 것 같다고 심박사에게 이를 고백합니다.)

 

곤이를 불량한 학생으로 치부하고 삐뚤어진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과 달리 주인공은 있는 그대로 곤이를 바라보며 곤이와 동등한 친구로서 농담을 서로 주고받는 부분이 굉장히 재밌었어요. 공감과 감정을 배제한 채 대화를 이어가는 주인공의 말이 일반적인 대화와는 달랐기 때문이죠! ( 곤이 : 너, 남녀 간의 사랑이 뭔지 알기나 해? -> 주인공 : 그 목적이 뭔지는 알아, 번식을 위한 과정. 이기적인 유전자가 유도하는 본능적인.... -> 곤이 : 무식한 새끼. 넌말이야, 너무 많이 알아서 무식해. 자, 이제부터 형이 하는 말을 잘 들어라 -> 주인공 : 생일은 내가 더 빠른데. -> 곤이 : 짜식 실없는 유머만는다? -> 주인공 : 유머 아닌데. 난 단지 사실을 말한 것... -> 곤이 : 닥쳐, 새끼야 )

 

생각해 보면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굉장히 큰 불행이라고 생각해요. 굳이 비유 하자면 감정은 하나의 색깔로 칠해진 경험과 세상에 다채로운 색상을 불어 넣어주는 물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감정을 갖게 되면 어떤 하나의 경험에 여러가지 꼬리표를 달수 있죠. 예를 들어 직장에서 상사에게 지적을 당한 경험은 '불쾌한 경험'으로, 부모님께 상품권을 선물한 경험은 '부뜻함' 이라는 감정이 더해서 특별한 경험으로 기억속에 저장 될 수 있고 이런 경험들이 계속 쌓이면 사람마다 다양한 감정과 경험들로 구성된 각자의 특별한 삶이 완성돼요

 

마지막에 주인공의 어머니는 의식불명에서 기적적으로 깨어나고 주인공 역시 긍적적은 방향으로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며 이야기는 끝이 나는데요, 사실 저는 이야기 전개 상 비극적인 결말이 예상되어 끝까지 읽기 싫었어요 ..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긍정적인 결말로 끝나고 찝찝한 감정을 가지지 않고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습니다ㅎㅎ